詩의 향기 29

무창포의 아침

무창포의 아침詩香/ 바다에서아침을 만났다밤새 뜬 눈으로외로운 파도는아침을 만들었나보다엷은 회색으로흐려져 있는 하늘아래바다는 고요하다어제 바다 속에 잠든태양 곁에서뜨거워진 언어들이바다 새가 되었다바람결에 밀려드는거센 파도는텅 빈 나를 흔들다가가득 채운다멀리 수평선에서아침 해가 떠오른다---poetkyh (2003년)-------- 2004년 등단 시 한편 올리네요.

詩의 향기 2025.05.05

옛집에서

옛집에서    /詩香 어느새 잊혀진 시간오래 녹슬은 공간빛을 머금은 생명들새순을 키워내고 있다 아련한 기억 속 거닐며옛향기 취해보면낡은 풍경들그리움 더해가는데 늦은 오후 햇살 머금고절룩거리며 걸어오는추억의 그림자 그곳에는 정겨움에 젖은수많은 눈빛들이침묵에 안겨서흐르는 세월 속에그 모습 그대로 서 있다 ----poetkyh(2008년)-------

詩의 향기 2024.11.02

달팽이의 느린 춤에 대해

달팽이의 느린 춤에 대해   /詩香   한낮 풀잎 위에달팽이 한 마리 기어간다느릿느릿 기어가도어느 새 풀잎 끝까지 오른다 바쁨에 쫓기어 살아가도달팽이의 느린 걸음으로가끔은 하늘을 바라보라 단단한 껍질을 지나깊은 내면의 강으로살며시 기어들어가투명한 얼굴로 서서여유롭게 살 일이다 어느 누구보다도뜨거운 춤추는눈부신 달팽이 한 마리 여름 한낮 햇빛 아래초록 풀잎 위를천천히 걸어가고 있다 ---poetkyh(2004)--------- 2004년 등단시 한편 올리네요.

詩의 향기 2024.11.01

금빛보리

금빛보리      詩香/보리 보리 금빛보리넓고 넓은 들판에금빛머리의 소녀가긴 머리를 날리고 가는 것 같이바람 결에 끝없이 춤을 추고 있다. 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 중학교 때 처음 쓴 시입니다.이 시가 잊혀지지 않고 기억나서한번 올려보았습니다.중2 때 담임 선생님께서수업이 끝난 후에 김영랑님 시를매일 외우고 집으로 돌아가게한 것이시를 쓰게 된 이유입니다.이 시를 가장 아껴야 할 것 같아요.이 한편의 시가 숱한 세월 동안많은 시들을 잉태하여 낳고 있으까요

詩의 향기 2024.10.12

삶의 불루스

삶의 불루스       詩香 / 현란한 조명이 아니어도 좋다한 가지 색등이 밝혀지면 어떠리서로 발 맞추어가며추는 삶의 불루스숨 가쁜 음악은 싫다언제까지나애절한 미완성 노래하며삶의 리듬 맞출 수 있는느긋한 곡조로 족하다우리 마음 열어서로 기대어 추는 삶의 불루스장미 빛도 잿빛도 아닌안개 같은 삶햇살 속 머물기 바란다이렇게 살아남아 있는 오늘우리 서로 울며 웃으며삶의 불루스를 추며살아가기로 한다 -----poetkyh(2003)------------

詩의 향기 2024.10.03

초가을 소곡

초가을 소곡 / 시향 파아란 하늘초가을 바람 흐른다바람의 길 따라메이블라썸 꽃 정원가벼운 발걸음 멈췄다 초록빛 마당에백일홍과 핑크뮬리 피고여름과 가을꽃들어우러져 곱게 피어있다 한여름 이겨내고 피어난붉은 빛 꽃무릇꽃등처럼 눈부시다 탐스런 꽃송이 위흥겨운 춤을 추는 나비들꽃밭에 펼쳐진초가을 햇살 꽃과 나뭇잎 위에 반짝인다 가만히 바라만보고 있어도가슴 설레이는 꽃들의 향연가을 하늘에 새하얀 구름들느릿느릿 흘러다니고 있다 -------poetkyh(2024)----------------

詩의 향기 2024.10.01